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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대 혁신 대충하면 말짱 도루묵 된다...

기사입력 2022-11-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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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립대가 혁신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117일 경북도의회가 경북도청 안민관 1층 다목적홀에서 마련한 '경북도립대 혁신 발전 방안 정책토론회'는 첫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에 7개 도립대가 있지만 혁신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은 경북도립대가 처음이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 이철우 도지사, 교육부·경북도 관계자, 다른 지역 도립대 관계자, 경북도립대와 국립안동대 관계자, 도의원 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이철우 도지사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이대로 가면 경북도립대는 문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경북도립대 이사장으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 도지사는 또 지식산업사회에서 지방대학이 망하면 그 지역도 같이 망해 기업이든 사람이든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옮겨간다면서 경북이 살기 위해 경북도립대가 혁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도지사의 우려가 아니더라도 경북도립대 총장을 비롯해 교수와 직원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1년여 동안 공식·비공식적 논의와 여론을 수렴해 오고 있었다. 경북도의회도 현재의 경북도립대 체제는 문제가 많다는 인식에 따라 이날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 경북도립대가 있는 예천지역 도의원과 도의회 행정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경북도립대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지 꽤 됐다고 한다. 경북도립대가 생길 때 많은 기대를 했지만 지금은 존폐를 걱정할 상태라는 것이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였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윤소영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장은 지역사회가 나서서 도립대의 혁신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교육부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석열 정부의 고등교육정책 기조가 지역 스스로 지역 실정에 맞는 혁신방안을 세우고, 그 과정에 지역대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경북도립대의 혁신에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 지역에서 구체적인 도립대 발전방안을 마련하면 교육부는 당연히 이를 존중하고 지원할 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 모두 경북도립대가 혁신을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는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현재의 의사결정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있는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할 점은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는 것이다. 경북도립대의 문제는 단순히 대학 자체의 문제이거나 경북 북부지역, 또는 경북도에 국한된 문제라고 인식하면 해법을 찾기 어렵다. 지역 주체의 입장에서는 지역 문제인 것이 분명하지만 실상은 굉장히 글로벌한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 가운데 하나가 전 세계 네트워크화인 만큼 경북도립대 해법도 구성원 간의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경북도립대가 이를 외면한 채 상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의 해결책을 찾으면 당장 몇 년 버티기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결국 존폐논란에 다시 휩싸일 것은 불문가지다. 경북도립대가 기왕에 혁신을 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우리나라 지방대학이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대학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 [박종문 영남일보 편집국 부국장 겸 교육팀장 퍼옴]

 

 

정차모 기자 (jcm54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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