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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송정(松汀) 조춘식의 시니어 명심보감

枉己者(왕기자) 未有能直人者也(미유능직인자야)

기사입력 2023-03-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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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년 전 맹자의 제자 진대(陳代)가 스승에게 어느 정도는 자신을 굽히더라도 큰 것을 취하면 좋지 않겠느냐 '한 자쯤을 굽혔다가 여덟자를 편다'枉尺而直尋(왕척이직심)’의 질문에 대해 맹자께서 志士(지사)不忘在溝壑(불망재구학)이오 勇士(용사)不忘喪其元(불망상기원) 공자왈 "지사는 (뜻을 굽히지 않기 때문에 언제 죽더라도 그 몸이) 구렁텅이에 던져지는 것을 잊지 않고 용자는 (언제 죽더라도) 그 목이 달아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하였다.

 

옛적에 진나라 대부 조간자가 왕랑으로 하여금 폐해와 함께 수레를 타고 사냥하게 하였는데 종일토록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고는 폐해가 복명하기를 "천하에 값어치 없는 말몰이꾼이었습니다" 하였다. 혹자가 이 말을 왕랑에게 전하자 왕랑은 다시 하자고 청하였으나, <승낙하지 않다가> 강요한 뒤에야 승낙하였다. <이번에는> 하루 아침에 열 마리의 짐승을 잡고서는 폐해가 복명하기를 "천하에 훌륭한 말몰이꾼이었습니다."

하니 조간자는 "내 그로 하여금 너와 함께 수레를 타게 하도록 하겠다." 히거 왕랑에게 말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았으면서 말하기를 "내 그를 위해서 말 모는 것을 법대로 하였더니 종일토록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였고, 그를 위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짐승을 만나게 하였더니 하루아침에 열 마리의 짐승을 잡았습니다. <시경>에 나는 소인과 함께 수레 타는 것을 익히지 않았으니, 사양하겠습니다." 하였다.

 

"御者(어자)射手(사수)에게 아부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서 아부하여 禽獸(금수)를 잡기를 비록 丘陵(구릉)과 같이 많이 하더라도 하지 않았으니, <선비>를 굽혀 저를 따른다면 어떠하겠는가? 또 자네가 지나치도다. 자기 몸을 굽힌 자가 남을 곱게 펴는 경우는 있지 않다."고 하였다.(御者 且羞與射者比 比而得禽獸 雖若丘陵 弗爲也 如枉道而從彼 何也 且子過矣 枉己者 未有能直人者也)

 

"자신이 바르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남을 바로잡지 못 한다"는 원칙주의자로서 돈이나 권력 앞에 굽실 거려서는 절대 안 된다는 맹자의 지조를 엿볼 수 있는 구절이다. 맹모삼천지교라고 했다. '악에 물들기는 쉬우나, 선에 물들기는 어렵고, 올바른 사람이 굽혀지기는 쉬우나 굽은 사람이 올바르게 되기는 더욱 어렵다'는 말이다.

 

중국 문인 홍자성의 어록을 모은 채근담(菜根譚)에는 봄바람이나 가을 서리에 빗대어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표현한 사자성어가 나온다. 채근담(菜根譚)의 채근(菜根)은 송나라 학자 왕신민이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人常能咬菜根卽百事可成)"고 한 말에서 유래하였다. 채근담은 동양 최고의 처세서인데, 여기에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이라는 말은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春風)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게 대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 서릿발(秋霜)처럼 엄격해야 한다. 사자성어로 춘풍추상(春風秋霜)이다.

명심보감에도 이책인지심(以責人之心) 責己(책기) 이서기지심(以恕己之心) 서인(恕人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망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는 표현이 있다.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을 용서하는 관용의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예천노인대학장 松汀 조춘식]

 

 

 

 

정차모 기자 (jcm54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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