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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송정(松汀) 조춘식의 시니어 명심보감

司馬遷(사마천) 死輕於鴻毛(사경어홍모)

기사입력 2023-06-0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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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무제(漢武帝) 때 태사령을 지낸 사마천은 궁형을 당하면서까지 죽지 않고 역사의 서술로 이어져 불멸의 사기를 남겼다. 이를 보면,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사마천이 친구인 임안(字 少卿)에게 보낸 유명한 편지 '보임안서'

 

"사람이란 본디 한 번 죽을 뿐이지만 (人固有一死 인고유일사)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기도 하고 (死有重於泰山 사유중어태산)

어떤 죽음은 터럭만큼이나 가볍기도 하니 (或輕於鴻毛 혹경어홍모)

그것은 죽음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 까닭이다. (用之所趨異也 용지소추이야)“라는 말이 있다.

 

후일 사마천은 "설령 내가 복종해 죽임을 당할지라도 아홉마리 소(九牛一毛 구우일모)에서 한 개의 터럭을 잃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사마천은 삶과 죽음을 오가는 고통 속에서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겼다. 사마천은 결국 130여권, 50만자에 이르는 사기를 완성한다.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삶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서 어떤 힘을 길러야 하는지, 인연을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 사마천 사기 12가지 명언을 통해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스스로의 교훈으로 새겨 볼 수 있다.

 

1. 사람을 얻는 자는 흥하고 사람을 잃는 자는 망한다.

2. ()은 이루기 어렵고 하기 쉽다.

3. ()는 얻기 어렵고 놓치기 쉽다.

4.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직한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

5. 단호하게 감행하면 귀신도 피한다.

6. 인생을 깊이 생각하면 인간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7. 성공의 그늘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선 안된다.

8. 이름은 헛되이 나지 않고 선비는 까닭 없이 어울리지 않는다.

9. 참으로 곧게 난 길은 굽어보이는 법이다.

10. 혁대를 훔치면 사형에 처하지만 나라를 훔치면 왕이 된다.

11. 제일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고, 그 다음이 이익으로 국민을 유도하는 것이고, 세 번째가 도덕으로 설교하는 것이고, 아주 못한 게 형벌로 겁주는 것이며,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투는 것이다.

12. 인간은 상대의 재산이 열 배가 되면 헐뜯고 백배가 되면 두려워하고 천 배가 되면 사환이 되고 만 배가 되면 노예가 된다.

 

'그 사람을 알지 못하면 그의 친구를 보라'는 말은 덕이 있고 파당도 만들지 않아 칭송받은 장석지와 풍당에 대한 사마천의 평가다. 그리고 '사기'에는 '그 임금을 알지 못하면 그가 부리는 사람을 보고, 그 아들을 알지 못하면 그 아들이 사귀는 벗을 보라'라는 문구도 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물을 막는 것보다 더 심각하여, 물이 막혔다가 터지면 많은 백성들이 다치듯이 물을 다스리는 자는 물을 터서 물길을 인도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그들을 이끌어 말하게 해야 하며 태산불사토양(泰山不辭土壤)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사양하지 않는다"라고 중국 '역사의 아버지' 사마천은 말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 니콜라 디코스모 교수는 "중국을 탄생시킨 것은 진시황제가 아니라 역사가 사마천이다"라고 추앙했다. 거세당한 그는 궁형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고 불후의 사기를 남겼지만, 그가 감내했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요즘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까지 썼다. 유명 지식인, 정치인들이 자살하면 언론이 대서특필하여 이것이 베르테르효과로 이어지는 사회현실이 안타깝다. 한 번 뿐인 인생, 태산 같은 무거움인가, 터럭만큼 가벼움인가? 그 모두가 자신의 선택 여하에 달려있다[예천노인대학장 松汀 조춘식]

 

 

정차모 기자 (y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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