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2026년 7월 1일 대망의 민선 9기 예천군수 취임 행사장(예천군문화회관 대강당)을 지켜보며 느낀 감정은 '낯설음'과 '안타까움'이었다. 무대 위 단상은 서울, 부산, 대구 등 외지에서 온 향우회장들의 자리로 채워졌으나, 정작 예천의 정신을 수십 년간 지켜온 유림 어르신들과 나라를 위해 헌신한 보훈 단체, 그리고 우리 사회의 낮은 곳을 살피는 장애인 단체 대표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행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지역의 뿌리이자, 구성원들이 배제된 채, 외부의 손님들로 만 단상을 가득 채운 그 장면은 예천의 주인이 누구인지, 행사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묻게 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내용의 부재였다. 현재 대한민국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4,200조 원 규모의 3대 메가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국가적 흐름 속에서, 우리 예천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그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것인가.
취임사의 화려한 수사 속에서도 예천의 미래와 구체적인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행사는 겉보기에 화려했을지 모르나, 지역의 정신을 보듬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실질적인 메시지는 공허했다. 군민들이 진정으로 듣고 싶었던 것은 외지인을 향한 예우가 아니라, 예천의 주인인 군민들과 함께 어떻게 예천의 내일을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진심 어린 비전이었을 것이다.
화려한 무대 뒤로 소외된 지역 공동체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씁쓸하고도 깊은 여운이 남는 취임식이었다. 안병윤 군수는 취임사에서 "신도시와 원도심이 함께 성장하는 균형발전을 위해 원도심은 상권과 생활이 살아나는 활력도시로,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는 지역경제를 만들기 위해 기업이 찾아오는 예천, 투자하기 좋은 예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공공기관 이전에 대응하여 청년들이 돌아오는 예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문화관광과 스포츠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회룡포, 삼강주막, 용문사와 금당실마을 등 예천의 소중한 자원을 체류형 관광지로, 스포츠는 전국 규모의 대회를 유치하여 관광과 지역경제를 살리고, 돈이되는 농업을 위해 스마트농업과 6차 산업을 육성하고 농산물 유통 혁신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농업이 안정적인 소득으로 이어지는 예천을 만들겠다"는 평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내용으로 기대를 저버리게 했다.
특히 "군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와 교육 실현과 아이 키우기 좋고 청년이 머물고, 어르신이 편안한 예천을 만들겠다"고 언급하여 역대 군수들의 취임사를 배낀듯한 느낌이 들었다. "군민이면 누구나 언제든 편안하게 군수실을 방문하여 하고 싶었던 말이나 쓴소리, 그 어떤 이야기라도 겸허히 청취하여 군정에 반영시키겠다"며 "군정 추진 방향을 현장에서 군민들로부터 직접 듣고, 답을 찾는 소통의 군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안 군수는 "행정은 군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군민과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행정을 만들기 위해 정책의 시작부터 결과까지 군민과 공유하고 언제나 군민의 목소리를 먼저 듣겠다"는 황홀한 내용의 취임사를 했다. 그러나 길거리 사람 구경조차 힘든 원도심, 입주 당시보다 떨어진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 등 산적한 현안과 주민들의 반대에도 수백억원을 투입하여 건설중인 남산공원, 한우왕조타운 등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궁금하다. [호명읍 김동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