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색의 끈을 하나하나 엮어 매듭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예천읍에서 '잉꼬자수'를 운영하고 있는 장경자 씨의 말이다.매듭을 통해 일상의 번잡함을 잊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는 장 씨의 전통매듭 사랑은 끝이 없다. 그녀와 전통매듭의 인연은 어느덧 40여 년, 이제는 50년에 가까운 세월을 이어오고 있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던 장 씨는 수예와 손뜨개, 종이접기 등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결혼 후 수예점을 운영하던 중 서적을 통해 우연히 접한 전통매듭은 그녀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빨강, 파랑, 노랑 삼원색이 조화를 이루는 전통매듭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것이다. 이후 그녀는 밤을 지새우며 이리저리 끈을 엮어보고 풀기를 반복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매듭을 엮는 즐거움은 피곤함마저 잊게 할 만큼 컸다. 기초 과정을 익힌 뒤에는 보다 깊이 있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전통매듭공예원을 찾아 전문적인 매듭기술을 전수받았다. 고난도의 매듭기술을 익히는 한편, 관공서와 여성대학, 여자고등학교 등에서 전통매듭을 지도하며 수백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오랜 세월 지역에서 전통매듭을 보급하며 예천을 대표하는 매듭공예가로 자리매김했다.
장 씨는 "매듭은 상당한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공예입니다. 하얀 명주실에 원하는 색을 물들이고, 꼬고, 짜고, 조이고, 맺는 과정을 반복해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매듭은 노리개와 은장도, 보자기 등에 더해져 한국적인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라고 말한다. 50년 가까이 전통매듭공예에 열정을 쏟아온 결과, 그녀는 전통매듭 기능사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언젠가는 매듭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인간문화재로 인정받는 것이 꿈입니다." 장 씨는 '흘린 땀과 이겨낸 고통만큼 열매를 맺는다'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며 한 걸음씩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곁에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남편 황덕수 씨(전 대창고등학교 교사)와 두 아들이 있어 더욱 힘을 얻는다. 최근에는 뜨개꽃 부케를 제작하며 새로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손끝으로 행복을 엮어가며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이어온 그녀의 열정은 오늘도 아름다운 매듭처럼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삶을 이어주고 있다.